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 시리즈 주간 순위 2위. 중국 본토 드라마가 이 순위에 오른 건 사실상 처음이라는 보도가 나왔을 때, 저는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중국어는 말투가 세서 드라마 분위기도 투박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직접 틀어봤다가 24부작을 통으로 정주행했습니다.
넷플릭스 순위가 말해주는 것 — 중드 편견이 깨지는 순간
중드는 과장된 연기에 번쩍이는 세트장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으로 퍼져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조춘청랑(早春晴朗)」은 베이징의 광고회사를 배경으로 한 현대 오피스 로맨스인데, 화면 색감과 구도가 한국 드라마와 거의 흡사했습니다. 처음 1화를 켜고 10분쯤 지났을 때, 이게 중드가 맞나 싶어서 설정 화면을 다시 확인했을 정도였어요.
2026년 8월 26일 유쿠와 넷플릭스에 동시 공개된 이 작품은 공개 직후부터 글로벌 차트를 빠르게 올랐습니다. 넷플릭스 공식 집계 기준으로 비영어 시리즈 주간 2위에 2주 연속 이름을 올렸고(출처: Netflix Top 10), 54개 국가 및 지역 일일 TOP 10에 진입했습니다.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홍콩, 대만에서는 일일 1위를 기록했고, 한국에서도 주간 6위까지 올랐습니다. 중국 내 스트리밍 플랫폼인 유쿠(iQIYI 계열 서비스로도 불리는 중국 최대 OTT 중 하나) 집계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이 숫자들이 단순히 본토 팬덤의 힘만은 아니라는 걸, 제가 직접 보고 나서야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영상미(cinematography), 즉 카메라워크와 조명, 색보정 전반의 완성도가 높아서 시각적인 이질감이 거의 없었거든요. 여기서 영상미란 단순히 화면이 예쁘다는 뜻이 아니라, 장면마다 감정선을 시각적으로 뒷받침하는 연출 기법 전체를 가리킵니다. 특히 두 주인공이 한 프레임 안에 있을 때의 구도는 화보 촬영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원작은 중국 웹소설 플랫폼에서 연재된 「고냥별곡(姑娘别哭)」의 동명 소설이고, 장계정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주연은 정백연(롼녠/Luke 역)과 손천(상즈타오 역)으로, 두 배우는 실제로 8살 차이가 납니다. 나이 차와 직급 차가 동시에 존재하는 설정에 현실적인 설득력이 붙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캐스팅 자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공개일: 2026년 8월 26일 (유쿠·넷플릭스 동시)
- 분량: 총 24부작
-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 시리즈 주간 2위, 2주 연속
- 54개국·지역 일일 TOP 10 진입, 6개국 일일 1위
- 원작: 웹소설 「고냥별곡(姑娘别哭)」 동명 소설
캐릭터 분석 — 공식을 깨는 남주, 현실을 닮은 여주
오피스 로맨스(office romance)의 남자 주인공은 대개 완벽하고 냉정하지만 여주인공 앞에서만 무너지는 '도련님 공식'을 따른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입니다. 롼녠도 표면상으로는 그 공식처럼 보입니다. 광고업계에서 인정받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reative Director), 즉 광고 제작 전반의 창의적 방향을 이끄는 최고 책임자 자리에 있고, 독설이 습관처럼 붙어 있는 인물이거든요.
그런데 제가 캐릭터에 빠진 건 그다음부터였습니다. 롼녠은 못되게 말하고 나서 반드시 후회합니다. 끝까지 대화를 시도하고, 사과하고, 관계를 직접 복구하려 합니다. 연애에 서툰 쑥맥이라는 설정인데, 그 서툼이 더 세게 나오거나 심술로 뒤집혀서 표현되는 방식이 처음엔 답답했다가 나중엔 오히려 사람 냄새가 났습니다. 정백연 배우 특유의 절제된 눈빛 연기가 이 캐릭터의 입체감을 완성시켰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현지에서도 "기존 남주 공식을 깼다"는 평이 이어졌다는 걸, 저도 24화를 다 보고 나서야 완전히 납득했습니다(출처: iQIYI 시청자 반응 집계).
여주인공 상즈타오는 사회 초년생의 리얼리티(realism)를 잘 살렸습니다. 여기서 리얼리티란 현실감 있는 감정 표현과 상황 대처를 뜻합니다. 지방 출신으로 베이징의 대형 광고 회사에 들어간 신입이 주눅 들고 실수하면서도 한 걸음씩 버텨내는 모습이 과장 없이 그려졌습니다. 손천 배우의 애교 섞인 말투가 캐릭터와 잘 맞았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중국어 말투가 세다는 편견이 여기서도 또 한 번 깨졌거든요.
드라마의 서사 구조(narrative structure), 즉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을 보면, 달달한 밀당이 이어지다 갑자기 갈등이 터지는 단순 공식이 아닙니다. 6년이라는 연애 기간 동안 질투, 오해, 이별, 화해가 순서 없이 섞이면서 관계가 천천히 쌓여 갑니다. 보다 보면 이해가 안 가는 고구마 전개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빠른 배속으로 넘긴 장면이 두세 군데 있었어요. 그런데 그런 답답함을 감수하고도 계속 보게 만드는 케미가 두 배우 사이에 있었습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도 있었습니다
초반 상사의 일방적인 언행이 불편하다는 반응은 중국 현지에서도 있었습니다. 경력 없는 신입이 최고 광고 회사에 곧장 입사하는 설정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었고요. 제 경험상 이 설정 자체가 극적 장치임을 받아들이고 나면 이후 전개를 훨씬 편하게 볼 수 있습니다. 모두가 극찬한 작품은 아니지만, 그 호불호 속에서도 흥행 수치가 이 정도면 분명히 뭔가 있는 작품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조춘청랑 몇 부작인가요?
A. 총 24부작입니다. 1화 평균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아서 제 경우엔 이틀 만에 절반을 봤습니다. 짧은 호흡으로 끊어 보기도 좋고, 한 번 흐름을 타면 정주행하게 됩니다.
Q. 조춘청랑 어디서 볼 수 있나요?
A. 넷플릭스에서 한글 자막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유쿠에서도 서비스되지만 한국 시청자 기준으로는 넷플릭스가 가장 접근성이 좋습니다. 중드가 처음인 분들도 자막 품질 면에서 무리 없이 볼 수 있었습니다.
Q. 조춘청랑 뜻이 뭔가요?
A. 한자로 早春晴朗, '이른 봄날의 화창함'이라는 뜻입니다. 영문 제목은 The Early Spring입니다. 사회 초년생이 처음 세상에 발을 내딛는 시기와 첫 연애의 설렘을 동시에 담은 제목이라고 생각합니다.
Q. 시즌 2 나오나요?
A. 후속작 「성하청랑(盛夏晴朗)」 제작이 유쿠를 통해 공식 발표됐습니다. 다만 주연 배우 출연 여부와 공개 시기는 아직 확정 발표가 없는 상황입니다. 전작의 흥행 규모를 고려하면 구체적인 일정이 조만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Q. 중드 처음인데 봐도 될까요?
A. 저도 이 드라마로 중드에 입문했습니다. 영상미가 한국 드라마와 유사하고, 현대 도시 배경이라 역사극 특유의 낯섦이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중드는 진입장벽이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 「조춘청랑」은 그 편견을 직접 깨주는 작품이었습니다.
결론
중드는 이질감이 있을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틀었다가, 24화를 다 보고 나서 후속작 소식을 검색하고 있었습니다. 달달한 로맨스만 원하는 분보다는, 연애하면서 서로 부딪히고 성장하는 현실적인 서사를 좋아하는 분께 더 잘 맞을 것 같습니다. 고구마 전개가 간간이 있다는 점은 미리 알고 시작하면 훨씬 편하게 볼 수 있습니다. 가끔씩 전 여자 주인공의 반응이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후속작 「성하청랑」이 나오기 전에 전작을 미리 챙겨두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제가 정주행하면서 가장 잘한 선택이었다고 느낀 건, 1화를 끊지 않고 2화까지 이어서 본 것이었습니다. 그 두 화 안에 이 드라마의 매력이 다 압축되어 있었거든요.